작성일 : 16-07-24 17:16
내가 아플 때
 글쓴이 : 장재혁
조회 : 245  

내가 아플 때



엄마는 종일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내 곁에만 있었으면 좋겠다.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걱정을 하고

거친 손이지만 이마도 만져 줬으면 좋겠다.


오늘 만큼은

나만 낳은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참,

찡그린 내 얼굴을 보고

많이 아프냐는 친구도 보고 싶다.


그러고 보니

나도 친구의 얼굴들을 찬찬히 들여다봐야지

아파서 나처럼 얼굴을 찡그릴 때가 있을지 몰라


엄마도 잘 봐야지

아빠도 잘 봐야지

동생도 잘 봐야지

아니 내가 만나는 모든 얼굴들을 잘 봐야지.



- 장승련의 시집《우산 속 둘이서》에 실린

시 <내가 아플 때> 중에서 -



*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져주는 것이 좋아

괜히 배가 아픈 척 꾀병을 부린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정말 배가 아팠을 때 어머니의 손길이 닿으면

씻은 듯이 나았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사랑이 담긴 따뜻한 손,

따뜻한 시선... 최고의 에너지, 최고의 명약입니다.  



- 고도원의 아침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