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뜨거움의 흔적이지 고뇌의 흔적이 아니다.
뜨거움은 가슴에 있고, 고뇌는 머리에 있다.
요즈음의 시들이 슬퍼지고, 어려워지고, 길어지는 이유는
고뇌를 통해서 억지로 쓰려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철학자들의 몫이다.
시는 자연의 리듬이고, 심장의 소리다.
고뇌에서 나온 시는 자기 자신을 먼저 절망으로 이끌고
그것을 읽는 사람들까지 시나브로 무너지게 만든다.
긴 것은 시가 아니다. 어려운 것은 시가 아니다. 슬픈 것은 아니다.
아름다움과 초월이 없는 것은 시가 아니다.
리듬을 잃었고, 사랑을 잃었고, 꿈을 잃었기 때문이다.
시는 가르치는 것도, 배우는 것도 아니다.
시는 보여주는 것도, 감추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 시를 받아야 한다.
-홍광일 선생님의 어록 중에서-